네팔의 마이크로파이낸스와 ICT Affordable Technology

1. Overview

네팔의 인구 2900만.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절대빈곤인구 867만 명. 이들 중 18% 인 162만 여명이 소액대출의 혜택을 받고 있다. 고리대금업자를 제외한 비정규금융기관을 마이크로파이낸스기관 (MFI)로 정의할 때 네팔 중앙은행의 관리감독을 받는 네팔의 MFI는 총 4627개. 이들이 네팔 전역에 분포하며 빈곤층에게 대출, 예금, 보험, 송금 등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 MFI는 운영형태에 따라 조합형과 금융기관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 조합형이라 함은 조합원이 일정액의 예치금을 납입해야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형태를 말하고 금융기관형은 하나의 법인조직으로써 시중은행과 같은 방식으로 운용되되 그 주 고객을 빈곤인구로 하는 형태를 말한다.

조합형은 조합부 (Department of Cooperatives) 의 관리 감독을 받는 Saving & Credit Co-operative Society (SACCOs) 모델과 중앙은행의 통제하에 있는 Small Farmers Co-operatives Limited (SFCLs) 모델로 나눌 수 있다. 운용형태상의 차이점은 없으나 SACCOs의 경우 전국에 자생하는 1만 8천여개의 조합중 금융활동을 목적으로 하는 4332개의 기관을 말하며 5명의 소규모 계모임에서 수천명의 조합원을 거느린 조직 까지 그 규모와 형태가 매우 다양하다. 반면 SFCL의 경우 우리나라의 신용협동조합처럼 중앙본부와 통일된 행정조직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SACCOs는 전체 162만여명의 대출자 중 42%에 해당하는 686,453명에게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네팔에서 가장 보편적인 형태의 마이크로파이낸스이며, SFCL이 커버하는 인구는 139,368명으로 빈곤인구의 9%에 달한다.

금융기관형 MFI도 두가지 형태가 있다. Financial Intermediary NGOs (FINGOs) 는 비영리단체들이 중앙은행인 Nepal Rastra Bank 에 MFI로 등록하여 영업하는 형태를 말한다. 전국에 47개의 기관이 존재하며 전체 대출자중 21퍼센트에 해당하는 343,596명의 고객을 가지고 있다. 또 한가지 형태의 금융기관형 MFI인 Grameen Bank Replicators (GBRs) 는 10개의 기관이 존재하며 국영은행인 5개의 Rural Development Banks 도 이 GBR에 속한다. GBRs 는 455,782명의 고객을 가지고 있고 이는 전체 수혜인구의 28% 이다.

출처: 현지조사 및 인터뷰 (2009.7)

2. 마이크로파이낸스 정책

네팔 정부는 빈곤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70년대 중반부터 마이크로파이낸스 모델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기 시작 했으며, 그 효과가 검증 된 뒤 제 10차 발전계획 (2002-2007) 기간 이후 네팔 정부는 저소득층의 금융수요에 대응하는 마이크로파이낸스 모델을 빈곤문제 해결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규정하고 마이크로파이낸스기관의 육성과 보호를 위한 다양한 정책들을 입안하고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은 국가 계획 위원회(National Planning Committee) 부의장을 의장으로 하고 중앙은행장과 재무부장관을 위원으로 하는 National Microfinance Development Council 과 이 기구에서 결정된 사안을 집행하는 기구인 National Microfinance Policy Implementation Steering Committee를 설치하여 관련 정책을 실행한다.

네팔에서 마이크로파이낸스를 관장하는 주무부처는 중앙은행인 Nepal Rastra Bank 이다. NRB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정책제안 및 집행 기능뿐만 아니라 마이크로파이낸스를 비롯한 유사금융기관의 인증과 등록, 감독기능까지 겸하고 있다. 원칙적으로 모든 금융기관은 NRB의 통제 하에 있어야 하나, 조합형태의 금융기관 (우리나라의 신용협동조합에 해당)은 조합을 관장하는 정부부서인 조합부 (Department of Co-operations)의 통제를 받는다.

3. 마이크로파이낸스 지원 시스템

이들 마이크로파이낸스의 은행간 대출수요는 NRB에서 규정한 5개의 Whole Sale Lenders 은행들에 의해서 충족된다. 법적으로 네팔의 모든 상업은행은 전체 대출액의 2%를 Self Employment Fund로 운용하여 MFI에게 대출하도록 규제하고 있고, 이 외에 RMDC, SKBBL, RSRF, Cooperative Development Bank 등이 MFI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한다.

MFI의 자금 외적인 수요는 전문 인력이나 기술지원, IT인프라 지원, 교육지원, 컨설팅, 현지사업개발등이 있으며 이에 대한 지원은 WB, ADB, USAID, SIDA 등의 다자간원조기구를 통해 이루어 지거나 Center for Microfinance 와 같은 현지 NGO와의 협업 하에 진행된다.

개별 기관 인터뷰를 통해 특히 ICT와 인력교육 에 대한 지원 수요가 절실함을 알 수 있었는데 KOICA가 비교우위 분야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는 영역으로 생각 된다.

4. 문제점과 향후 과제

전체 빈곤인구의 18%가 금융혜택을 받고 있지만 이상 언급된 네 가지 형태의 기관의 아웃리치는 더욱 늘어나야 한다. MFI의 운영형태와 종류도 다양하고 그 수도 많음에도 불구하고 아웃리치가 이웃나라인 방글라데시처럼 폭발적으로 증가하지 않는 이유는 네팔의 지형적 특성에서 찾을 수 있다. 접근이 용이한 도시지역의 경우 여러 MFI가 밀집해 있는 양상을 볼 수 있으며 심지어 MFI 간 경쟁양상도 목격할 수 있었다. 이러한 MFI 간 경쟁은 필연적으로 저소득측 대출자들의 돌려막기식의 대출행태를 양산하므로 그 영향이 매우 부정적이다. 반면 빈곤비율이 높은 산간지역의 경우 진출한 MFI 숫자가 상대적으로 적음을 알 수 있었다. 이는 산간지역에서 지점을 운용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조합형 모델의 경우 금융기관형에 비해 그 운용형태상 운용비용이 훨씬 적게 든다. 상주하는 직원도 없고 사무실도 마을 공용공간이면 충분하다. 따라서 가장 많은 지역에 확산되어 있으며 가장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이다. 반면 일정액 이상의 납입금이 필요하므로 절대빈곤층이 조합형 기관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며, 조합원의 소득수준이 극빈층으로 제한되지 않으므로 엄밀한 의미에서의 MFI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금융기관형 MFI의 경우 산간지역에서 운용되기 위해서 인건비의 절감이 가장 절실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네팔 현지사정에 적응하여 운용되는 FINGO 모델의 경우 일주일에 한번 열리는 대출자 모임을 한달에 한번 하는 식으로 자구책을 강구하여 운용되고 있으나 그라민은행의 모델을 그대로 가져온 GBRs 의 경우 산간지역의 진출에 큰 제한을 받는다.

그러나 이들 금융기관형 MFI의 운용비용은 절감의 여지가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사무 전산화가 전혀 이루어 지지 않고 있고 대부분의 행정, 회계업무가 원시적인 수기로 처리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뷰한 한 기관의 경우 연간 상, 하반기 각 1개월간을 회계감사에 할애하는 경우도 있었다. 다시 말하면 컴퓨터와 간단한 회계 프로그램의 도입만으로도 생산성의 비약적 상승을 기대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이러한 수요는 널리 인식되지 못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MFI 사이에서 ICT의 보급은 마이너한 이슈에 머물고 있었다. 이러한 수요를 널리 인식시키고 ICT를 보급하는 것이 향후 MFI의 아웃리치를 넓히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5. ICT와 마이크로파이낸스.

2006년 마이크로파이낸스 전문 연구기관인 Consultative Group to Assist Poor 는 Bill & Melinda Gates Foundation과 함께 전 세계 MFI에 ICT 솔루션을 보급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현재 12개의 프로젝트가 진행 중에 있으며 주로 폰뱅킹, ATM 보급등에 주력하고 있다.

<CGAP Technology Project Profiles : 링크 클릭 가능>

또한 네팔 현지에서 자생적으로 발생한 IT 솔루션 업체인 Magnus Consulting이 현지의 MFI 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업이 성공적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목격할 수 있었다. (이전포스트 참조) 이 회사는 산간지역에 위치한 MF 지점에 태양열전지 및 휴대폰을 이용한 컴퓨터 네트워크를 설치하고 이를 통해 회계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식으로 지점들의 인건비를 혁신적으로 절감하는데 성공했다.

한가지 우려되는 것은 다자간원조기구의 다국적 프로그램이 이렇게 자생적으로 발생한 민간섹터의 자구적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점이었다. CGAP의 프로그램이 무차별적인 원조 형태로 일괄적으로 제공(공여)된다면 Magnus Consulting 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하지만 CEO인 Tika Rai 씨와의 인터뷰나 현지 NGO인 Center for Microfinance로 부터 얻은 정보에 의하면 다행히 이러한 무차별적인 접근은 일어나지 않고 있었다. 오히려 WB, UNDP에서 이러한 자생적 기업이나 현지 NGO와 함께 공동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들을 적극적으로 추진함을 알 수 있었다. “Help People Help Them Selves” 의 이념이나 “Participatory Development Approach”가 현장에서 적용 되고 있었던 것이다.

반면 우리나라의 원조기구인 KOICA의 네팔 사무소의 원조 접근방식은 아직 “전시효과'”성에 비중을 두고 있었다. 병원건립, E거버넌스 지원 등의 사업이 대대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반면, 현지 NGO나 마이크로파이낸스 분야의 지원 프로포절은 거절당하기 일쑤였다. 일 예로 위에 언급한 SACCOs를 관리 지원하는 우리나라의 신용협동조합에 해당하는 조직이 KOICA에 전문인력 파견을 요청 했는데 묵살 당한 사례가 있다. 또한 마이크로파이낸스 지원을 주 사업으로 하는 Center for Microfinance가 MF와 연계된 태양광 발전단지 건설 프로포절을 KOICA에 제출 했으나 NGO 이기 때문에 검토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답변을 듣는 것을 직접 목격하기도 했다. 이러한 KOICA의 접근법이 네팔에 한정된 것인지 전 세계적으로 비슷한 실정인지는 알 수 없으나, USAID, SIDA 등의 원조기관과 무척 비교되는 부분이었고, 향후 개발원조 방향에 있어 민간협력부문을 강화 하여 현지인에게 보다 실질적인 이익이 돌아 갈 수 있는 원조정책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생각된다. 

아직 우리나라의 원조 관계자들은 Bottom of Pyramid를 단지 동정의 대상, 도와줘야 할 대상으로 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만약 우리나라가 MF에 특화된 ICT 지원센터를 설립하여 현지 NGO와 기업들에게 기술지원 및 사업지원을 해 준다면 빈곤문제에 비교우위 분야로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선도적인 사례가 되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과열경쟁 상태에 있는 우리나라의 IT 기업의 네팔시장 진출의 교두보가 되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인도와 방글라데시데시를 인접한 인구 3000만의 IT 시장에 접근할 기회, 선진국으로써 빈곤문제에 기여하여 국제사회에서 소프트파워를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눈앞에서 놓치고 있지는 않은가?

 

 

by 청경채



* 일러두기


- 네팔의 마이크로파이낸스에 관해 포스트에 언급된 모든 내용과 수치는 현지 NGO Center for Microfinance 의 도움으로 필자가 수집하고 정리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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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cklist 2010/04/27 07:28 # 답글

    잘 읽었습니다. 원조 방식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네요.
    '진짜 수요'를 파악하는 데서 실패하고 있는 또 하나의 예인 것 같고요.
    우리나라 기관들이 다른 기관들과 함께 일하는 데 충분히 적극적이지 않은 것도 같아요.
    한국의 경제개발 경험을 내세우다보니, 일방적으로 '우리 얘기'만 하려하고. 경험이 오히려 사고를 방해하고 시야를 좁히듯이요.

    Bottom of Pyramid의 접근에 대해서는 다양하게 보려고 노력중입니다.
    그런 접근이 실제로 현지의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구체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는 것 같아서요.
    공중보건이나 물, 환경 등과 같이 기본적으로 시장실패 때문에 정부가 개입한다고 여겨지는 공공서비스 부분에서 대해서는
    Bottom of Pyramid식의 접근의 Services Delivery 역량이 얼마나 되는지, 좀더 면밀하게 봐야할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poverty와 inequality를 함께 보는 시각에 동의하고요.

    근데 어떤 계기로 네팔의 마이크로파이낸스에 관심 갖으신 거에요? 궁금해요^^
  • 청경채 2010/04/27 09:15 #

    원래 MF에 관심이 있어서 그쪽으로 공모전 논문 쓰려고 준비하던 차에 한국에 유학 와있는 네팔 전직 관리를 알게 되었어요. 그분이 중앙은행이랑 경제발전기획팀 관료분을 소개시켜 주셔서 좋은 기회다 생각하고 무작정 간거죠. 거기서 그분들 소개로 Center for MF라는 NGO에 visiting researcher로 3주간 있으면서 이것저것 조사 했어요.. 워낙 준비 없이 간거라 아쉬움이 많이 남는 trip 입니다.. 사전에 좀 빡세게 조사 했어야 진짜배기 데이터를 건져 왔을텐데.. 여튼..처음엔 공모전용으로 대충 써야지 했던게 좀 건더기가 커져서 이쪽으로 졸업논문 쓰려고 이번 몇달동안 발버둥을 쳤는데.. 진짜로 쓰려면 네팔 한번 더가야 할거 같아서 고민중입니다.. 아예 방향 바꿔서 교수님 입맛에 맞게 중국과 아프리카의 무역쪽으로 통계 돌려 버릴까 하는 생각도 있구요.. 이런저런 이유로 요즘 머리가 좀 복잡하네요.. 그동안 논문이야기 할사람이 없어서 많이 답답해서 그런지 이건 뭐 거의 고해성사수준이네요 ㅎㄷㄷ 여튼.. 그렇게 된거랍니다 ㅋ
  • 2010/04/27 07:33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청경채 2010/04/27 09:05 #

    저런..... 큰일 잘 치르시고..

    저는 금요일이 좋은것 같습니다..
  • 2010/04/29 22:40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청경채 2010/04/29 23:55 #

    제가 내일 점심약속이 있어서요 중간에 시간이 좀 애매한데 가능하면 최대한 일찍 만났으면 좋겠네요.. 언제까지 가능하신지요? 내일 점심때 전화나문자 드릴게요 ^^
  • 2010/04/30 10:55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1/08/12 14:09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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